노래하는 위로자, ‘님의 찬가’ 소프라노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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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성악가가 됐다면 사랑 가득한
제2의 김자경 선생님은 없었을 것

나무 한 그루가 성장하려면 물을 뿌리로 내려주는 수관이 있어야 하고, 수관의 정점에 있는 잎사귀에 뿌리의 영양분을 실어 나르는 체관이 있어야 한다. 수관과 체관이 상호작용해야만 나무가 생존할 수 있다. 사람 사이도 그렇다. 이런 원리를 인간관계에 응용해 애덤 그랜트는 ‘Give & Take’라는 책을 썼다. 베스트셀러다. 그런데 사회구조도 그렇다. 그게 뭣인고 하니, 내가 배운 만큼 누군가를 가르쳐줘야 지식의 대물림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이번 호에 만난 소프라노 김미현을 통해 1948년 라트라비아타로 오페라 장르를 이 땅에 알렸던 소프라노 김자경 선생님이 떠올랐다.
만약 소프라노 김미현이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거나, 아니 국내 최고의 소프라노로 인정받고 출세(?)했다면 제2의 김자경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미현은 무대에서 열정을 다하는 만큼 자신에게 ‘목소리’를 맡긴 후배들에게 ‘김자경 표’ 사랑을 무한히 쏟아붓는다. 소프라노 김미현은 노래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선명합창단의 윤학원 선생님, 고등학교 김융자 담임선생님, 김자경 선생님, 그리고 로아29엔터테인먼트(대표 최원준) 등으로부터 받은 엄청난 사랑을 후배들에게 다시 베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김미현 인생을 논할 때의 핵심 키워드가 된다.
그런 그가 지난 3월, 사랑의 범위를 카자흐스탄까지 확장해 동포 고려인들을 위로하는 공연을 펼쳤다. 여기 지금 살고 있는 우리들뿐만 아니라 멀리 해외동포를 위로하기 위해 천릿길을 마다않고 다녀왔다.

카자흐스탄에 울려퍼진 우리 가곡

김미현의 노래는 ‘솜씨’를 자랑하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그 심성을 부드럽게 정화시키는 힘이 있을 뿐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그 마음은 국내활동에만 미치지 않는다. 그의 차고 넘치는 사랑은 카자흐스탄으로 흘러넘쳤다. 세계 어디를 가든 우리 민족의 핏줄이 마치 역사의 혈흔처럼 점점히 뿌려졌지만 그중에 우리 민족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동포로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을 꼽을 수 있다. 김미현은 가뭄에 지친 땅처럼 퍽퍽한 고려인들의 삶에 촉촉이 적셔주는 빗줄기 같은 노래를 선사하고 돌아왔다.
이번 카자흐스탄 공연은 국제한문화예술협회(대표 김부식)에서 주최하고 로아29엔터에서 주관한다. 고려인들로 구성된 국제고려예술단과 에델바이스합창단, 난타팀 빛, 천산무용단, 바리톤 김부식 등이 출연해 합동무대로 꾸몄다. 알마티 고려극장과 브니엘선교센터, 우스토베 역사관 등 세 차례에 걸쳐 화려하게 개최했다. 국제한문화예술협회 대표 김부식 선교사는 10만여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는 카자흐스탄에 김미현의 위로가 전심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장소 섭외부터 심혈 기울였다. ‘고려극장’은 연해주에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이 사는 지역에 1967년 건립된 극장으로 홍범도 장군이 말년에 이 극장의 경비원으로 일하다 폭력배들의 위해로 사망한 곳이다.
“고려극장은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극장입니다. 특히 그 과거를 조금은 알고 있기에 공연도 하기 전부터 심장이 뛸 만큼 벅찬 감동이 몰려왔습니다.”
물론 카자흐스탄에서 정주(定住)했던 1세대 고려인들은 바람의 세월에 흩날리고 그 뒤를 이은 2세대들이 대부분이지만 고국에 대한 향수는 여전히 마르지 않고 있다. 고려인으로 살면서 응어리지고 힘들었던 그 마음은 누가 달래줄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그분들을 위로해드릴까 고민했지만, 소프라노로서 제가 할 수 가장 따뜻한 위로는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더 감동적인 위로를 선물로 드리기 위해 대한민국의 사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하는 노래를 들려드렸습니다. 첫 곡은 봉선화이고요.”
김미현은 가능하면 고려인들이 알고 있는 노래, 혹은 쉬운 노래들을 선곡했다. 그중에는 오는 가을에 발표할 ‘신작 가곡 앨범’의 노래들도 포함돼 있다. 이 앨범은 ‘강 건너 봄이 오듯’ 등 임긍수 작곡가의 작품만을 수록한 것으로 임긍수 작곡가를 위한 헌정 앨범이기도 하다.
“사계라는 스토리텔링으로 공연을 꾸미는데 수채화와 같은 우리나라의 풍광을 이역만리 타국에서 힘겹게 살아온 고려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한규완 작가가 한 장면 한 장면 작업한 아름다운 영상과 가사를 띄워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카자흐스탄, 키르키스스탄 초청독창회 포스터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다큐 영상에 녹화

김미현은 고려극장 공연에서 10곡이 넘는 공연을 펼쳤다. 게스트로 출연한 이들이 합창곡, 난타, 무용 등을 공연하지만 나머지 시간은 모두 김미현이 소화했다. 앙코르는 김미현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아리랑’을 노래로 이끌면 합창단이 합류하면서 노도(怒濤) 같은 합창의 파도를 선사했다.
김미현은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곡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는 등 스토리텔링콘서트를 연출했다. 이런 식으로 카자흐스탄 공연은 키르기스스탄 공연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에 걸쳐 펼쳐졌다.
“키르기스스탄은 카자흐스탄에서 버스로 5시간을 가야 해요. 그 공연을 마치고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와 우스토베 역사관에서 마지막 공연을 펼치는 코스입니다. 우스토베는 고려인들이 굉장히 많이 정착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내에서 한참 들어가야 하는 곳인데, 마지막 공연이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 같아요. 이외에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리는 ‘세계 선교사 대회’와 고려인 예배 현장에서도 대여섯 번에 걸쳐 노래했습니다.”
이외에도 세계직장인선교협회 특파원이자 미디어과 교수인 김형대 프로듀서가 제작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고려인도 한국인이다’에 김미현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열창하는 모습도 담기로 했다. 그로 인해 고려인들은 눈물바다를 이루며 그간 쌓인 상처를 치유할 것이리라. 김미현은 카자흐스탄 무대에서 그동안 부르지 않았던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원곡이 중앙아시아 곡인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가 바로 그 곡이다. 원곡보다는 고려인이 우리 동포라는 점을 새삼 강조하기 위해 우리말로 노래했고 김미현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상상해보자. 무대로 걸어 나올 때 검은 물결처럼 치렁치렁한 머릿결을 쓸어 넘기며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 부를 때 고려인들은 벌써부터 감동에 휩싸였지 않았을까?

칸티쿰합창단 힐링콘서트 (양평 국수교회)

가곡음악에 열정 다하는 소프라노 김미현

“사실 제가 가곡음악회에 열정을 다하게 된 계기는 미국 시애틀 몬타나(Devotion Church 죠지, 김애실 목사님 초청)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약 17일 정도 다녀온 적이 있어요. 세계 만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몬타나동굴 밖 커다란 무대에서 언어가 전혀 다른 세계인들이 모인 가운데 우리 가곡을 노래한 적이 있거든요. 그 곡이 비목이었습니다. 순우리말로 우리 가곡을 부르자 놀라운 일이 펼쳐졌습니다. 우리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는 외국인들이 눈물을 좌르르 흘리는 거예요.”
물론 잠깐 미국인 목사의 설명이 있었지만 그때 김미현은 깨달았다. 한국 가곡이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곡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몬타나에서의 경험 이전에도 가곡을 무척 사랑했지만 가곡을 세계에 알리고픈 열정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한국 성악가들은 서양 오페라곡이나 서양 가곡 등을 굉장히 잘 부르죠. 저까지 그런 대열에 굳이 설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가장 나답게, 내가 가진 소리를 가장 아름답게 잘 전달할 수 있으면 그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는 거예요. 그 곡이 바로 우리 가곡입니다. 그런 의미 부여가 저에게는 굉장히 크게 와닿았습니다.”
김미현의 노래에는 자연과 인생이 묻어있다. 왜 그럴까? 강원도 고성, 먼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조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신앙의 유산도 올곧게 이어받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조부모 슬하와 산야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자연환경, 동물과 과수원이라는 환경 덕분에 김미현의 정서는 봄날 진달래처럼, 가을날 파란 하늘처럼 풍성했다. 그런 생활을 배경으로 했기에 초등학교 시절, 윤학원 선생님의 선명어린이합창단 오디션에도 단박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합격하고 바로 기숙사 생활이 시작됐어요. 하지만 미주 공연을 앞두고 독감에 걸려 열흘 동안이나 고열에 시달렸는데, 끝에 결국 앓아눕고 말았답니다. 얼마나 슬펐는지, 울면서 울면서… 퇴단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그 경험이 김미현 인생을 바꿔놓은 계기가 되었다. 그때 불렀던 노래가 동요 ‘구름’이다. ‘저 하늘의 구름양들이 되어 조용히 떼 지어 몰려다니네. 외양간 송아지 어디를 가든지 목동이 언제나 지키고 있지만 새파란 저 하늘 흰 구름양들은 조용히 떼 지어 몰려다니네~’
이 곡은 윤학원 선생님이 숙제로 주신 첫 곡으로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김미현의 삶이 ‘믿음과 사랑과 소망’이라면,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나, 사랑 넘치는 환경 속에서 자랐으며 그토록 부르고 싶었던 노래까지 불렀으니 이미 다 이룬 것은 아닐까?
퇴단했지만 이후로 김미현은 어쨌든 노래 잘하는 아이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선명합창단의 미주 공연 결정 이전에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오디션에도 합격했지만 미주공연이 확정되면서 그 활동도 포기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뮤지컬 공연도 미주공연도 모두 놓친 셈이다.
하지만 학교와 교회에서의 노래 활동을 계속 이어졌다. 중고등학교 시절 6년 동안 소위 말하는 ‘노래 잘하는 교회 누나’로 알려져 각 교회에서 토요일마다 열리던 ‘문학의 밤 콘서트’에 초대 가수로 초청받아 무려 200개 교회를 순회 공연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청소년치고는 어마어마한 무대를 경험한 것이다. 공연할 때마다 프로그램지를 보관했는데 그 순서지만 200장. 그동안 노래했던 카이로스의 시간들이 프로그램지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선명회 합창단은 가곡을 부르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중학생 당시에도 교회 성가곡 외에 늘 가곡을 불렀거든요. 김규환 작곡가의 ‘님이 오시는지’, 윤용하의 ‘보리밭’ 등을 이미 초등 4학년 때 불렀고요. 그런 시간들이 흘러서 대학 갈 때는 오히려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대부분 가정 형편 때문에 음악을 중도 포기하는데 저 역시 그랬거든요.”
어머니 혼자 세 자매를 키워야 하는 살림살이를 생각하면 맏딸로서 음악을 포기하는 게 맞았다. 그러나 믿음 아래서 살아왔던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명하여 불렀고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는 빌립보서 4장 13절 말씀을 따르기로 했다. 하나님께서 달란트를 주었기 때문에 환경을 뛰어넘어 능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로 했다.
“목소리는 연습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셨기 때문에 노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발성연습 같은 준비 단계 없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능력은 아무나 주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김자경 선생님과의 인연, 그리고 깨달은 사명감

하나님은 접을 수밖에 없는 성악의 꿈에 용기를 불어넣은 천사를 보내주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독일어를 가르치던 김융자 담임선생님과 진로에 대해 면담을 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담임은 그때까지도 교회활동과 성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김미현이 당연히 성악을 전공할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자 담임은 즉시 음악선생님과 상의한 후 일체의 레슨비를 도와줄 테니 성악을 꼭 전공하라고 권했다.
“그때 우리 음악 선생님이 주선해주신 분이 김자경 선생님이었습니다. 첫 오디션에서 김진균의 ‘또 한 송이 나의 모란’을 불렀는데 김자경 선생님 말씀이 이랬습니다. ‘너는 하나님이 사랑하는 아이구나. 하나님께 반드시 감사해야 한단다.’ 그러면서 저에게 한 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목소리가 타고났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그때의 말씀이 하나님의 음성처럼 들렸다. 빌립보서 4장 13절 말씀 아래 꿈을 잃지 않고 살아온 시간의 결정판 같았다. 김미현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한 세기가 10년인 줄 알았다고 고백한다. 나중에 한 세기가 100년임을 깨닫고 얼마나 감동했을까? 김미현은 김자경 선생님의 칭찬에 그만 펄썩 주저앉아서 펑펑 울었다. 김자경 선생님은 일생 두 제자에게만 무료로 레슨을 해주셨다고 한다. 한 분은 나중에 이화여대 교수님이 되신 분이고, 또 한 사람이 바로 김미현이다.
“당시 김자경 선생님의 레슨은 굉장했습니다. 제자들이 레슨 오면 우선 레슨비를 피아노 위에 올려놓곤 했죠. 그런데 제가 봉투를 내놓지 않자 친구들은 의아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봉투를 놓지 않는 거니? 하고 묻자 그 질문을 들은 김자경 선생님 곧바로 말을 가로챘습니다. 제가 당황해서 어떤 말을 꺼내 변명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할 때 ‘미현은 이미 한꺼번에 레슨비를 다 냈다’고 대신해주었습니다. 너무 감사했고 감동했습니다.”
김자경 선생님은 매번 한꺼번에 냈다고 반복할 수 없게 되자 ‘아예 빈 봉투를 놓으라’고 부탁하곤 했다.
이렇게 정성을 다해 가르쳤지만 대학 입학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에 온전히 운동 한번을 하지 못했을 만큼 빈혈이 심했던 김미현은 학력고사 두 시간이 지난 후, 엄청난 고열에 시달려 시험을 중단하고야 말았다. 이화여대 장학생으로 이미 결정이 돼 있었지만 학력고사를 치르지 못한 상태에서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학교 담임은 포기하지 않았다. 건국대 입학원서를 직접 가져왔다. 그 정성에 감동한 김미현은 건국대 실기 1등으로 입학해 4년 장학생으로 공부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불행이 화살처럼 꽂혔지만 누군가 그 화살을 빼내어 치유해주곤 했다.
“제 안에 왜 그런 게 없겠어요. 처음에는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해 프로필이 ‘아킬레스건’처럼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최고가 되려는 욕구가 있었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무엇이 최고일까’를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전국 대학예술제에서도 학교 대표로 늘 선출됐을 만큼 노래 실력이 뛰어났던 그는 남들 다 떠나는 유학을 놓고 또 한 번 고민했다. 홀로 가족을 부양하는 어머니의 사정과 걱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 독하게 마음먹고 훌훌 떠날 만큼 독기가 없었다. 미국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아놓고도 과감히 유학을 떠날 수 없었다는 말이다. 형편이 허락하면 언젠가는 유학을 떠나리라는 희망을 품고 무려 10년 동안이나 합격통지서를 갖고 다녔다. 그러다 유효기간이 끝나던 10년째 마침내 폐기 처분했다. 자궁암 초기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이제 유학길은 영영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을 순전히 사랑하는 사람으로 사는 게 맞는데 그간 너무 욕심부렸다는 것을요. 그때부터 하나님께 신실한 제자로 살 것을 약속하고 문화선교사, 찬양사역자로서 첫 찬양 앨범을 냈습니다.”
클래식 공연은 드물었지만, 가곡 연주는 그의 연주이력을 끝까지 따라왔다.

임긍수 선생님과의 인연

코로나가 터지고 모든 것이 정지됐지만 천상 노래쟁이인 김미현은 결코 멈출 수 없었다. 하우스 콘서트와 같은 작은 무대에서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을 위해 가곡과 아리아, 뮤지컬 넘버, 찬양곡 등 가리지 않고 꾸준히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긍수 선생님이 우연히 하우스콘서트를 방문하고 깜짝 놀랐다. 작은 공연장에서 1시간 반 동안 홀로 사회와 노래를 모두 소화해내는, 저토록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성악가가 도대체 누구냐는 반응이었다.
“선생님은 최선을 다해 노래하는 제 모습에 감동하셨는지 공연이 끝난 후 ‘김미현 선생님의 무대를 보고 충격받았다’며 칭찬해주셨습니다. 그리곤 ‘올해 롯데콘서트홀에서 신작 가곡발표회를 하는데 김미현 선생님이 내 노래를 불러줄 수 있나요’라고 공개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신작가곡을 완전히 이해하고 노래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임긍수 선생님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2021년 롯데콘서트홀에서 임긍수 선생님의 가곡은 ‘강 건너 봄이 오듯’과 신작가곡‘님의 찬가’(서요한 작시, 임긍수 작곡)였다. 그런데 소문은 바람을 타고 작곡가들 사이에 회자하기 시작했다. 이후 2년 동안 임긍수 선생님 이외에도 다른 작곡가들의 수많은 신작가곡들이 김미현의 입과 해석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중 임긍수 선생님의 신작가곡은 무려 여섯 곡으로 압도적이다.

작곡가 임긍수 가곡의 대향연 ‘강 건너 봄이 오듯’ (롯데 콘서트홀)

모두에게 위로를 주는 성악가, 김미현

김미현은 일반 음악회뿐만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한 위로콘서트도 꾸준히 펼쳐왔다. 한편으로는 ‘범죄 피해자 가족을 위한 위로음악회’를 개최해서 법무부 장관상을 받는가 하면, 반대로 소망교도소 등을 찾아 범죄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교화하는 콘서트도 기획해 감사장과 표창장을 받았다. 그렇게 꾸준히 하나님의 사랑으로 모두를 품어 안아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은 가족이 당한 힘든 사건과 상처 때문에 신을 원망하며 믿음을 떠나는 일이 많습니다. 그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 안에 위로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게 바로 문화예술이고, 그중 음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음악 안에 신앙과 믿음을 넣는다면 다시 회복될 수 있으니까요. 비록 한 시간 공연이지만 그 안에 온기를 담고 혼자 아픈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자꾸 나만 바라보기 때문에 더 힘든 거죠. 세상 밖으로 나오면 더 아픈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그분들이 덜 아픈 분들을 위로해줄 수도 있습니다. 클래식전공자들로 구성된 우리 파랑새공연단은 이런 메시지를 담은 위로콘서트를 10여 년간 꾸준히 펼쳐왔습니다.”

김미현은 소망교도소를 찾아 재소자들에게도 희망을 열어주는 ‘송년콘서트’를 매년 병행하고 있다. 재소자들에게 무슨 말로 새로운 삶, 거듭난 삶을 표현할 수 있을까? 김미현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와 같은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어, 또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꿈을 심어줄 뿐이다.

“제 노래로 모든 이들이 각자의 생각과 모습을 조명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제가 던지고 싶은 진짜 메시지는 ‘여러분 혼자만 아프지 않다’는 거예요. 그리고 ‘희망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메시지를 하나님의 음성으로 줄 수는 없습니다. 단지 제가 부르는 가곡이든 아리아든 뮤지컬이든 그 노래에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편지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김미현에게 청중의 숫자나 큰 공연장 등 외적인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하우스콘서트에서도, 롯데콘서트홀에서도, 재소자들이 가득한 공간에서도 숫자를 보지 않고 오직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볼 뿐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메시지가 전달되고 감동과 위로를 받는다면 그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것이며 충분하다고 말한다.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란다. 얼마나 신실한 믿음인가.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다

무대에 서기만 하면 눈물과 회한과 감동이 교차하는 뜨거운 무대를 연출하기에 필시 많은 학교에서도 그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강단에 서는 일을 그리 녹록하지 않다. 사단이 지배하는 세상은 아무리 공연을 통한 영적 정화 능력이 뛰어나도 그건 교단에 설 수 있는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 까닭이다.
강사 초빙을 받고 서류를 제출하면 반드시 잘 닦은 길이 뚝 끊겨진 절벽을 만나게 된다. 유학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건 대학뿐만 아니라 예고에서도 마찬가지다. 김미현은 처음에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숱한 학생들을 예고와 음대에 입학시키자 학부모들은 예고 등에 김미현 선생님을 강사로 초빙해달라고 권유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학교 측은 김미현의 유학 학위 제출을 요구했다.
“서류 하나가 빠졌다고 하면서 유학 학위를 제출하라는 거예요. 그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웃음) 처음에는 그게 왜 필요한지 몰랐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고 일주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울었던 기억이 나요. 이게 현실이구나,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김미현은 자신이 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것에는 분명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믿는다. 아니 지금 펼치고 있는 활동에 최적화돼있다고 믿는다. 성악에는 오페라 전문가가 있듯이, 한국 가곡 역시 전문가가 있으며 김미현은 한국 가곡의 옷을 입고 ‘나답게’ 활동할 수 있는 체형이라는 것이다. 신작 가곡에 호흡을 넣어달라는 수많은 요청을 받고 있는 지금, 신작 가곡 전문 성악가로 인정받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김미현의 설명을 듣는 동안 어느 목사의 설교 내용이 떠올랐다.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한국인들 중에는 실제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그 이민자들의 기도를 들어보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특별히 사랑해 주셔서 동양인들이 살기에는 척박한 미국 땅에서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하고 기도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반대로 생각해보자. 큰돈을 벌지 못한 나머지 이민자들은 하나님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일까? 그러기에 이런 기도는 어불성설이요, 견강부회라는 말이다.
또 오페라 무대에서 성공한 프리마돈나가 간증할 때 ‘하나님께서 저를 특별히 사랑하시어 세계적인 프리마돈나가 되었다’고 고백했다고 치자. 그러면 프리마돈나가 되지 못한 가수들은 하나님이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누구든 ‘그렇지 않다’고 답은 하겠지만 현실의 인식은 다르다. 오페라 경험을 한 사람만이 최고요, 누군가를 잘 지도하는 사람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김미현은 저 멀리 동포들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감성적으로 가다가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가수다. 교도소 재소자들의 마음을 무드질하고, 분노와 쓰라림으로 얼룩진 피해자 가족들을 따뜻하게 감싸는 온유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 이야말로 하나님이 준 최고의 은사가 아닐까?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을 골고루 사랑하고, 그 역할에 맞는 일을 감당케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김미현의 음반과 소속사 이야기

성악가가 어느 무대에 설지 모르는 것은 인생의 앞길을 모르는 것이나 진배없다. 김미현에게 어떤 무대가 주어질지 모를 일이다. 또한 직접 서는 무대는 어떤 환경, 어떤 무대가 주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디지털 음반’은 무대와 관계없이 세계 어느 곳에서든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툴이다.
“우선 제 음반을 듣고 우리나라에서 시작해 전 세계 가곡팬들이 더욱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가곡을 불렀으면 좋겠고요. 며칠 전 C채널에서 정선희 선생님이 진행하는 ‘회복’이라는 코너에서 제가 가곡 ‘님의 찬가’를 불렀는데 창작곡임에도 진행자들이 우리 가곡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처음 느꼈다고 하더군요. 제가 하는 역할은 여기까지예요. 가곡의 씨앗을 심는 일입니다.”
흔히 한국가곡 100년이라고 말들 하지만 그 역사만큼 우리가 한국가곡을 부를까? 그렇지 않다. 김미현은 그럼에도 이 험한 길을 끝까지 고수하고 있는 임긍수 선생님과 같은 창작 가곡 작곡가분들을 존경한다. 그러기에 그가 선택한 음반이 바로 임긍수 선생님의 곡으로만 녹음한 ‘님의 찬가’다.
기존의 ‘페이버리트송’ 등 4개의 김미현 앨범은 가곡 아리아 찬양곡 등 장르가 융합된 뷔페식 앨범들이지만 이번 앨범은 임긍수 선생님의 순수 가곡만 담긴 앨범이기에 가곡팬들에게는 더욱 기대된다.
김미현은 홀로 활동하는 성악가가 아니다. ‘로아29 엔터테인먼트’라는 연예인 기획사에 소속돼 있다. 자두, 정선희, 강균성, 추상미, 조혜련, 박미선, 정운택, 박지헌, 남보라, 서정희, 박기영 등 크리스찬 연예인들이 이 소속사에 개더링돼 있다. 따라서 김미현은 이들 대중연예인들과도 한 식구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연예 기획사는 돈과 인기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대중성과 무관한 장르는 손을 대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로아29엔터’는 대중성을 최고의 목표로 내세우지 않는다. 크리스천 연예인들이 교회에서, 크리스찬과 넌크리스찬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BY’는 가장 인기 있는 랩퍼 중 한 사람이자 신앙인이다. 그가 교회에서 연주하면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그의 공연을 보기 위해 교회를 찾아온다.
김미현 역시 찬양과 가곡, 아리아라는 다양한 장르를 능히 소화해내기에 그가 교회에서 가곡을 부르고, 세상 속에서 찬양을 부른다면 기독교인과 비신앙인들 자연스럽게 연결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로아29엔터는 전격 캐스팅한 것이다.
“제 역할이 그런가 봐요. 하나님께서 그런 은사를 준 것이죠. 저는 사실 감사하죠. 로아29가 있기 때문에 제가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또한 그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제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누군가에게 신앙을 맛보게 하고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뿐입니다. 이 일은 혼자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고요.”
김미현은 노래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실패’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흔히 인생을 ‘성공’과 ‘실패’라는 극과 극으로 나누려는 경향이 있다. 어느 분야든 특정한 사람 몇몇이 성공했다고 한다면 나머지는 모두 실패한 것으로 간주한다. 김미현은 삶은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부정한다. 누구나 앉은자리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자신의 길이 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제 노래를 들은 성악가들이 ‘아 김미현도 저렇게 노래하네. 유학을 다녀오지 않았어도 유학자들보다 더 열심히 노래하고 더 영향력이 있을 수 있구나’ 하고 느끼길 바란다는 뜻이에요. 저는 제 역할이, 제 모습이, 저의 삶이, 제 노래가, 누군가에게는 ‘아 나도 아직 끝난 거 아니야’ 하고 자신감을 불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오늘 인터뷰의 포인트예요.”
맞다. 유학 다녀오지 못했다고 성악가로서의 미래는 끝났다고 좌절하는 젊은 성악가들에게 김미현은 ‘그래도 희망은 있어’라는 도전의 마음을 불러일으켜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게 그의 진정한 바람이다.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희망콘서트

경계선 지능인(느린학습자)을 위한 콘서트 매월 개최

김미현은 ‘회복’을 녹화하면서 MC 정선희와 대화하면서 매우 중요한 얘기를 나눴다. ‘만약 김미현이 대단한 명예를 얻거나 국내 최고의 성악가가 되었다면 ‘제2의 김자경 선생님은 없다’는 것. 그 어렵던 시절, 자신을 끌어주고 사랑으로 가르쳐주었던 김자경 선생님의 일을 지금 김미현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김자경 선생님께서 가르치던 방식과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좌절하려는 성악가들에게 힘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는 까닭이다. 그렇게 말하고 김미현은 방송에서 그만 울음을 터트렸다. 힘들었을 때 위로해주던 김자경 선생님이 어찌 생각나지 않았을까.
“사실 대표님과 인터뷰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떻게 나를 표현할까? 대한민국에 뛰어난 성악가들이 넘쳐나는데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하찮은 프로필인데 이를 어떻게 표현해주실까 고민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안에 오늘 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내가 아니라 나를 사랑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서 있다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어릴 적 선생님들부터 고등학교 담임선생님, 김자경 선생님, 목사님과 더 크게는 하나님에 이르기까지 그분들의 기대감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그깟 프로필 하나에 그분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잖아요. 특히 김미현이라는 브랜드를 하나님이 지금도 사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중심에 선 사람이라는 사실만 밝혀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분들에 대한 감사함만 채워도 월간지 한 권에 족히 채우고도 남을 거예요. 이 자리를 빌려 언제나 믿고 응원해준 엄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힘들 때 가족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거든요.”
김미현은 하나님의 사람이 맞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세상의 시각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찾아내 위로의 불빛을 투사해주는 일을 소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전국을 돌며 펼치고 있는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희망콘서트’가 바로 그 일이다. ‘경계선 지능’은 지적장애인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에는 부족한 사람들을 뜻한다. 이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있어 늘 곤란을 겪고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해 김미현은 여행 스케치의 ‘루카’와 오카리나 연주자, 풀피리 연주자 등 4명이 일조가 되어 맹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경계선 지능을 위한 캠페인송까지 출반할 계획이다.
“믿으면 구원받고 축복받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이 세상은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반드시 사랑으로 가야 합니다. 제도적으로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경계선 지능’을 위해 저희라도 뛰어야겠다고 마음먹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마음까지 아름다운 소프라노 김미현의 앞으로의 활동에 월간리뷰도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이제 카자흐스탄에서 건강하게 돌아왔으니 4월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겠지?

글 김종섭

소프라노 김미현 프로

건국대학교 음악교육과 성악전공 / 동대학원 졸업
국제 청소년콩쿨대상 
제5회 극동방송 전국 복음성가경연대회입상  
쇼팽홀 및 서울홀 등에서 단독 공연
청소년음악회출연(세종문화회관 소강당) 
이안삼작곡발표회 출연 
소망교도소 화요문화콘서트 연주다수
신작가곡음악회 다수 출연
뮤지컬 사운드오브뮤직출연(KBS홀) 
임긍수 가곡의대향연 출연(롯데콘서트홀 외 다수 공연)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국외에서 한국가곡 초청연주 (고려극장외)
법무부장관 표창 수상
수원여대 음악과강사역임, 고양예고 실기강사역임, 연천 꿈의학교 실기강사
꿈꾸는 음악정원 단장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블루버드단장
법무연수원강사
인터넷 라디오 wowccm.net 김미현네잎클로버진행자
문화선교사(Seattle Devotion Church 파송)
연예인 문화엔터테이먼트 로아29 소속 솔리스트
음반 김미현1집~4집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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